긁적여본 글

★ 오백 원짜리 와 팔불출 ★

iem888 2006. 8. 27. 10:58
★ 오백 원짜리 와 팔불출 ★

돈 소리만 들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난다. 누가 그런가는 나만 알고 있는 우리 집사람이 그렇다. 돈이 떨어지는 소리로 그 돈이 얼마짜리라는 것을 식별한다. 그래서 오백 원짜리가 떨어지는 소리라고 판단이 되면 방향감각도 뛰어나 잽싸게 손에 쥐고 힘센 내가 강제로 손을 벌리려 해도 역부족이다. 웃음이 나서 내 팔에 힘이 빠지기 때문이다.

돈 받을 손님이오면 내 앞에 서서 먼저 돈부터 받고 일처리는 내가한다. 나는 재주 피는 곰이고 돈은 임자가 받는다. 그리고 뒤에서 미소 지으며 나를 약 올린다. 돈이 그리도 좋을까 아마도 남편인 나보다 돈을 더 좋아하는 것 같다. 그래서 나보다 돈이 더 좋으냐고 물으면 아니란다. 내가 돈보다 더 좋다는 것이다. 다음은 내가할말을 잊는다.

그렇게 좋아하는 돈보다 내가 더 좋다는데 나도 그 이상 더 좋을 수가 없어 돈이라면 전부 주고 싶어 모두를 준다.

의례적으로 돈을 받고 쓰는 일은 모두 내 사랑하는 그대가 하고 나는 죽어라하고 일만하면 된다. 그래서 돈 받고 좋아하는 아내의 모습을 보기 위해 정말 열심히 일을 한다. 밤하늘에 별을 보면서 남들이 잠자는 동안. 또 남들이 쉬는 동안. 새벽의 동이 트는 아침이 올 때까지 밤낮을 가리지 않고 열심히 일을 하면 돈이 들어오기에 그 돈을 받고 좋아하는 아내의 미소를 보기위해 일을 열심히 한다. 그리고 그렇게 좋아하는 돈보다 내가 더 좋다니 나는 더더욱 좋아서 일만 할 수밖에*****

돈은 가치척도의 매개수단이며 현대생활의 필수요건이면서 누구나 갖고 싶어 하고 쓰고 싶어 하고 주고 싶은 것이 돈이며 일을 해서 얻어지는 대가이면서 자기소득이다. 그런데 돈은 노력의 대가이긴 하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어 공평성을 잃게 되고 여기서 사회적으로 갈등이나 위화감등의 모순이 있게 마련이다. 어떤 사람 팔자 좋아 부모로부터 많은 돈을 물려받아 노력여하에 관계없이 부자일수 있기 때문이다.

때로는 로또 복권이나 기타방법으로 횡재를 할 수 있어 노력 없이 돈에만 집착을 하다보니 부정이나 범죄를 범하게 되고 사회는 질서차원에서 억제하게 되고 여기서 좌절하게 된다. 돈은 어디에 쌓여있는 것을 퍼오는 것도 아니고 사람과 사람관계에서 합의 조건으로 주고받는 것이어서 갈등과 오해도 있게 마련이다. 돈 때문에 한 가정에 불행을 가져오기도 하고 형제지간의 의리의 알력. 친구간의 의리마저 끊기게 되는 예가 너무나 많다. 정말 울고 싶은 현실이다.

내가 어렸을 때 그 옛날을 회상해본다. 그때야말로 돈이 없든 시절이다. 쌀이 없어 밥을 굶었다면 지금의 젊은 왕자님이나 공주님들은 설마! 라면이라도 끓여먹지 왜 굶어*** 이 말은 유머의 패러디로 무관심의 의미가 역력하다. 그러니까 생계의 필요한 돈의 개념이 이미 살아졌다는 증거이다.

하지만 지금도 세계 도처에서 지난날 우리네가 겪었던 가난을 “프르뫼”님이 외국여행에서 직접 보시고 오셨다는 사실을 읽었다. 내가 자랄 때는 부자이신 할머니 할아버지의 복을 받아 밥은 안 굶었지만 동내에서 많은 사람들의 가난을 목격했다.

우리 집에서는 식구가 많아 엄마가 항상 밥을 많이 하신다. 그리고 쌀이 없어 밥을 굶는 이웃집 아줌마를 불러 밥을 드리면 그 자리에서 반만 잡숫고 애들 생각에 나머지를 가지고 가신다. 그러면 엄마는 그릇에 채워주셨다. 자라면서 나는 아리랑고개가 아닌 보릿고개였음을 알게 된다.

사랑하는 내 그대가 오백 원짜리 동전하나를 움켜쥐고 결사적으로 뺏기지 않으려는 그것이 중요하다. 거기에는 절약과 검소가 담겨있기 전에 유모가 있으며 사랑이 있다. 처음 발행된 20년 전의 500원 주화의 가치로 봐서 그럴 만도 했었다. 지금세상은 도처에 생계를 위협받는 이들이 있다고는 하지만 적어도 우리나라 실정에서 노력만하면 신용불량자 신세는 면하고 윤택한 생활을 할 수 있다고 본다.

먼저 나처럼 팔불출이 되는 것이다. 어떤 유혹이 있어도 넘어가서는 안 된다. 윤은주님 말씀대로 어디에나 사람이 만원이다. 병원에 가면 환자가 만원이고 백화점엘 가면 돈 잘 쓰는 사람이 만원이다. 사스니 뭐니 해도 공항에는 관광객이 만원이다. 성형외과엘가면 얼굴 망치러 오는 미인이 만원이다. 무슨 회원은 그리 많은지 무슨 물건을사도 회원이냐고 묻는다. 백화점에서도 회원권. 비행기표예약도 회원이냐고 묻는다. 할인이 된다는 것이다.

일정금액이상을 사면 경품을 준 다는 것이다. 안사고 말지 그 많은 돈을 왜 써 이다. 팔불출인 나의 신조다. 일정금액이상의 돈도 내 돈이고 경품 값도 내 돈이고 그들이 챙기는 돈도 내 돈이다. 고로 안사면 모두가 내 돈이다. 이렇게 무식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가장 잘 웃는 부자가 되는 길이다.

사랑하는 아내가 돈을 좋아한다. 그래서 나는 전부의 돈을 준다. 고로 아내는 돈을 주는 나를 더 좋아한다. 따라서 돈을 쓸 때는 돈보다 더 좋아하는 나와 의논해서 허락 없이는 돈을 안 쓴다. 고로 세 가지 추론의 “삼단논법”이 형성된다. 맞는 말인지 모르겠다. 홍진님이나 제우스님께 물어봐야겠다. 이렇게 되면 팔불출은 깨지는 것이다. 이런 논법을 모르는 아내가 더 좋다고 하면 구불출이 되는 것은 아닌지*****


글/멋짱(iem888)